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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소설 Happy End. (해피 엔드)_7화
물위에 하루키 | 2019.04.30 | 조회 1,801 | icn_comment3

6.

 

20121210일 월요일 오후 3.

부가티 걸리버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멈춰 섰다. 운전석의 현수는 마중 나와 있던 미향을 보며 싱긋 웃는다.

병원에서 빨리 나오길 잘했어. 얼마나 답답하던지. 어서 집으로 올라가자.

미향은 얌전하게 현수를 따랐다.

 

두 사람은 승강기를 타고 14층에서 내렸다. 미향이 앞장서서 익숙한 모습으로 비밀번호를 눌렀고 문이 열리자 감지기가 달린 현관 불빛이 반짝거리더니 미향을 핀 조명처럼 비췄다. 문이 닫히자 현수는 미향을 등 뒤에서 안았다. 은은한 향이 풍기는 미향의 목덜미에 입술을 갖다 댄 현수는 욕정에 목마른 듯 미향의 젖가슴을 만졌다. 그러자 미향은 부담스럽다는 듯 몸을 비틀었다.

 

왜 이래?

현수는 어이없다는 듯 미향을 바라보았다.

이제 이런 건 싫어요.

미향은 작은 목소리로 분명하게 말했다.

이런 게 어떤 건데?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흐리며 물었다.

, 제가 당신의 노리게 같잖아요. 전 당신이 원하면 침대에 누워야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내가 늘 얘기했지? 난 네가 원하는 것을 해줬어. 넌 나 때문에 대학에 다닐 수 있게 됐고, 내가 주는 생활비로 살아가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걸 거부하면 난 화가 날 수밖에 없겠지. 난 지금껏 최대한 너를 존중하면서 너와의 관계를 유지해왔어. 너도 내가 원하는 것들을 들어주면서 나를 존중해줘야 공평하지 않겠어?

현수는 몹시 화가 나는 것을 참으며 침착하게 말했지만, 말도 되지 않는 궤변을 내뱉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

이럴 때마다 저 자신이 너무 싫어져요.

미향은 현수의 말이 거북스러워 참을 수 없었다.

 

한 번도 자신에게 화낸 적 없던 미향의 태도에 현수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미향의 화장기 없는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고, 원조교제로 만나 지금껏 관계를 이어온 모든 책임이 고스란히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 같아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다.

 

얼마 전부터 집으로 오고 있던 편지예요. 왠지 이번 괴한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미향은 신발장에 올려 진 편지 네 통을 가리켰다. 신발장 위를 바라보는 현수의 시선이 예리해졌다. 현수는 급하게 편지를 뜯어 첫 번째 편지부터 읽었다. 도중에 현수는 고개를 들어 미향을 바라보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미향은 입을 오므리고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편지 네 통을 다 읽은 현수는 미향을 빤히 쳐다보았다. 순간 현수와 눈이 마주친 미향은 가볍게 숨을 삼켰다. 무거운 불안이 미향을 엄습했다. 현수의 얼굴에서 분노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복잡한 그림자가 감돌고 있음을, 미향은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미향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지만, 좁은 현관이라 우두커니 서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미향은 자신도 모르게 현수의 눈을 피했다. 피할 수 있는 건 무섭게 노려보는 현수의 시선뿐이었다.

 

! 이년아! 원조교제 하던 년 이렇게까지 사람 만들어 놨더니, 이런 편지가 오면 바로 말해야 될 거 아냐! 너 때문에 내가 죽을 뻔했잖아. 이 병신 같은 년아. 대가리 나쁜 년들은 뭘 해도 이따위로 밖에 못하냐? 아님, 나 엿 먹이려고 일부러 숨긴 거니?

현수는 잿빛이 도는 미향의 뺨을 힘껏 내리치고 잔뜩 화가 난 상태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리고 너 이 편지에 적힌 내용을 믿어? ... 내가 표절했다고 생각해서 날 거부한 거구나? 나 박현수야! 스텐포드 대학 출신에, 거기서 문학성을 인정받고 한국으로 귀국한 박현수라고! 내 문장은 남의 것을 탐내지 않을 만큼 충분히 훌륭하다고! 내가 뭐가 아쉬워서 한낱 무명 소설가 문장을 훔치겠어? 그리고 탄호이저란 단편소설? 나 심사하면서 본적도 없어!

현수는 몹시 화가 난 듯 또 다시 미향의 뺨을 때렸다. 현수의 교양 있는 모습 뒤에 가려졌던 다혈질적인 모습이 폭발한 듯 보였다.

미안해요.

미향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몹시 수치스럽고 자존심이 상했다. 억지로 참고 서 있을 수도 없을 만큼 소름 끼치고 속상했다. 현수를 향한 그동안의 감정은 원망과 분노로 변하고 있었고, 지나온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듯 한 눈물이 빨갛게 달아오른 볼에 줄기차게 흘러내렸다.

그만, 가볼게요.

미향은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충동에 휩쓸려 현수의 집을 나왔다. 현수는 그런 미향을 잡지 않고 거세게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거실로 들어가 실내등을 켜고 불타는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미향을 때렸던 팔이 부르르 떨렸다. 지난 몇 년간, 몇 번이고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억눌렸던 것들이 폭발할 때면 미향을 때렸던 팔이었다. 금세 이마에 핏줄이 솟아났다. 미향의 흐느낌이 긴 여운을 남기며 현관에 남아있는 것 같았다. 현수는 무언가 생각하는 것 같더니 한숨을 쉬고 천천히 두세 번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가에 주름이 깊어 보이는 묘한 표정이 얼굴에 감돌았다

 

현수는 뒤늦게 자신이 또 미향을 때렸고, 욕을 했으며, 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수는 맥없이 서서 침을 꿀꺽 삼키고 자신의 팔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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